
2025년, 대한민국 명품 플랫폼 시장을 강타한 충격적인 뉴스가 있다.
바로 ‘발란(BALAAN)’의 몰락이다. 한때 MZ세대 사이에서 명품 쇼핑 앱으로 각광받던 발란은 최근 기업가치가 10분의 1 수준으로 하락하며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
이번 글에서는 발란이 어떤 기업이었는지, 무엇이 문제였는지, 그리고 이 사태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인지 정리해본다.
발란은 어떤 기업이었나?
발란은 2015년 설립된 명품 전문 플랫폼으로, “전 세계 명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빠르게 배송”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빠르게 성장했다. 병행수입과 유럽 부티크 제휴를 통해 국내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명품을 제공했고, MZ세대를 중심으로 앱 다운로드 수와 판매량이 급증했다.
- 2020년: 시리즈 A 투자 유치 (100억 원)
- 2022년: 누적 앱 다운로드 200만 돌파
- 2024년: 누적 거래액 1조 원 돌파
그러나 빠른 성장의 이면에는 몇 가지 위험요소가 존재했다.
발란의 몰락: 그 원인은?
1. 허위 배송 및 정품 논란
발란은 수차례 소비자들로부터 “배송이 너무 늦다”, “제품이 가품 같다”는 문제 제기를 받았다. 특히 명품 시장에서는 정품 여부가 곧 기업의 신뢰도와 직결되는데, 발란은 이를 완벽히 통제하지 못했다.
2. 기업가치 폭락과 투자 위축
한때 수천억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던 발란은 최근 구주 거래가 중단되며 투자자 신뢰를 잃었다. 시장에서는 기업가치가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분석도 있다.
3. 구조적인 문제: 병행수입의 한계
병행수입은 가격 경쟁력은 있지만, 제품의 품질 관리와 A/S에 한계가 있다. 특히 명품 시장처럼 소비자 기준이 높은 분야에서는 큰 단점이 될 수 있다.
소비자 반응과 커뮤니티 여론
네이버 카페,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지에서는 ‘발란 믿고 샀다가 후회했다’, ‘환불 너무 느리다’, ‘고객센터 연락이 안 된다’는 후기가 넘쳐난다. 또한 커뮤니티에서는 발란과 유사한 명품 플랫폼들에 대한 불신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발란과 유사한 명품 플랫폼 기업들
현재 국내에는 발란 외에도 다양한 명품 플랫폼 기업들이 경쟁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들은 다음과 같다:
- 트렌비(Trenbe)
- 정품 보장 인증 시스템을 강조하며 유럽 부티크 및 병행수입을 기반으로 성장 중이다.
- 머스트잇(Must It)
- 셀러 중심 마켓플레이스 형태로 운영되며, 다양한 브랜드와 가격대를 제공하고 있다.
- 캐치패션(Catch Fashion)
- 글로벌 명품 쇼핑몰의 가격을 비교해주는 메타 플랫폼으로, 해외 직구에 가까운 구조를 취하고 있다.
- 오케이몰(OKmall)
- 병행수입 전문 쇼핑몰로, 명품부터 전자기기까지 다양한 카테고리를 다루며 고객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이들 기업 역시 정품 논란, 환불 처리 문제, 배송 지연 등과 같은 공통된 이슈를 안고 있으며, 플랫폼 신뢰성 확보가 생존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발란의 사례는 이러한 경쟁사들에게도 중요한 경고가 되고 있다.
티몬, 위메프, 알렛츠의 몰락과 커머스 업계의 위기
발란의 위기는 명품 플랫폼에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수년간 국내 이커머스 업계 전반에서도 비슷한 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 티몬(TMON)
- 지속적인 적자 누적, 브랜드 파워 약화, 입점업체 정산 지연 문제로 인해 매각 시도 및 구조조정 진행 중. 정부는 피해 입점 업체를 위한 긴급 자금 지원도 발표했다.
- 위메프(WEMAKEPRICE)
- 가격 경쟁력 약화, 내부 조직 개편, 신규 사업 철수 등으로 인해 사업 축소 진행. 과거 쿠팡과 경쟁했던 1세대 커머스 플랫폼 중 하나였으나 점차 존재감이 사라지는 중.
- 알렛츠(ALLETS)
- 카카오 기반 콘텐츠 커머스로 출발했지만 수익 모델 부재로 2024년 8월 공식 영업 종료. 큐레이션 콘텐츠를 통해 차별화를 시도했으나 사용자 반응 저조로 철수 결정.
이들 사례는 단순한 기업 실패가 아닌 한국 커머스 산업 전체의 구조적 재편을 의미한다. 이제 단순한 ‘가격 경쟁’만으로는 소비자를 붙잡을 수 없으며, 신뢰 기반, 수익 구조 다양화, 고객 경험 강화가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명품 플랫폼 산업 전체의 경고등?
이번 사태는 단순히 한 기업의 실패가 아니라, 전체 명품 플랫폼 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다. 고객 신뢰 확보를 위해서는 단순한 가격 경쟁이 아닌 정품 인증, 빠른 CS 응대, 배송 정확도 등이 필수적이다.
또한 투자자 입장에서도 플랫폼 사업의 리스크 요인을 사전에 충분히 검토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앞으로의 전망과 대안은?
발란은 최근 75억 원 규모의 신규 투자 유치를 통해 해외 진출을 선언하며 반전을 꾀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무너진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마케팅이 아닌 서비스 전반의 혁신이 필요하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무조건 저렴한 플랫폼을 고르기보다는, 정품 보장, AS 가능성, 리뷰 등을 꼼꼼히 따져보는 현명한 소비가 요구된다.
결론: 발란 사태가 주는 교훈
- 빠른 성장보다 중요한 것은 신뢰다
- 플랫폼 비즈니스는 ‘품질+고객 대응’이 핵심이다
- 투자 전에는 반드시 구조적 리스크를 점검해야 한다
- 명품 플랫폼뿐 아니라 전통 커머스 기업들도 생존 전략을 재정비해야 한다
발란의 사례는 단지 하나의 실패 스토리가 아니다. 우리는 이 사건을 통해 스타트업 성장 과정에서의 경고와 투자 판단의 기준을 함께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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